2025년 다해 2월 8일 토요일 † [녹] 연중 제4주간 복음: 마르코 6,30-34
<진정한 쉼은 주님 현존 안에 머물 때 가능합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가도, 또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는 부분이 제게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적절한 균형 감각입니다.
기도와 일 사이의 균형, 일과 쉼의 안배, 말과 침묵의 균형, 밀고 당길 줄 아는 능력... 그러다 보니 언제나 막판 몰아치기의 전문가, 언행 불일치의 대표주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습은 참으로 눈여겨볼 만합니다. 공생활을 시작하시는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셨습니다. 그래서 분주히 움직이셨습니다.
이 고을, 저 고을 옮겨 다니셨습니다. 몰려드는 군중의 필요성을 원 없이 충족시켜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뿐만 아니라 제자들까지 상습 피로에 시달렸고, 이러다 과로사하겠다는 위기감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 입에서 나온 말씀이 이랬습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세상 살이에 지친 우리들, ‘나와 다른 그’로 인해 지친 우리에게도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 한 가지는, 아무리 하루 온종일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드러누워 뒹굴거리고 있어도, 더 피곤한 건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참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는 쉼터 같은 존재, 선물 같은 존재와 시간을 보내야 될 것입니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지는 존재, 더불어 보내는 시간이 힐링이 되는 그런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야말로 참 휴식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편안한 대상이라 할지라도 우리 모두 나약한 인간들인지라 언제나 한결같지는 않습니다. 환대 받던 존재에서 환멸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란 순식간입니다. 그래서 관계 안에서 더 많은 배려와 예의, 친절과 존중이 필요한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결국 진정한 휴식, 참된 쉼, 깊은 마음의 평화를 주시는 분은 인간 존재가 아니라 주님이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궁극적, 최종적으로 나아가 머물 곳은 주님 면전 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주님, 그분 앞에 편안히 앉는 것이 참된 휴식입니다. 그분과 눈을 마주치고, 그분 앞에 머무는 것이 참된 쉼입니다. 그분께 내 모든 상처 보여드리고 맡겨드리는 것이, 참된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비결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