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42

2025년 다해 3월 31일 월요일 † [자] 사순 제4주간

2025년 다해 3월 31일 월요일 † [자] 사순 제4주간  복음: 요한 4,43-54 혹독한 인생의 시련 앞에서...> 사목자로 살다 보니 은혜로운 체험들을 많이 합니다. 그중 한 가지가 세상 한가운데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형제자매들과의 만남입니다. 그분들의 때로 흥미진진한 지난 이야기들, 때로 슬프고 충격적인 스토리들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많이 배웁니다. 때로 공감도 해드리고, 때로 함께 울며 위로도 해드리는 그런 순간들이 저를 더 성장시키는 축복된 순간입니다. 이 한세상 살아가다 보면 그 누구든 예외 없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인생의 풍파를 만나게 되고 좌절도 겪게 됩니다. 때로 그 시련이 너무나 혹독해, 도대체 하느님이 계신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겪게 하시는가, 한탄도 하게 됩니다. 오늘 ..

2025년 다해 3월 28일 금요일 † [자] 사순 제3주간

2025년 다해 3월 28일 금요일 † [자] 사순 제3주간  복음: 마르코 12,28ㄱㄷ-34 하느님 마음을 잡읍시다. 그분을 감동시킵시다!> 제 어린 시절 집집마다 가축을 키워 내다 팔기도 하고 잡아먹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때 경험 많은 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닭을 잡을 때는 날개를 잡으면 끝이다. 토끼를 잡을 때는 귀를 잡으면 꼼짝 못 한다. 고양이는 목덜미를 잡으면 쉽다.” 그 대목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면 개는? 같이 사는 개들에게 실험을 해봤습니다. 꼬리를 꽉 잡았더니 엄청 으르렁댔습니다. 개는 잡지 말고 그냥 쓰다듬어주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디를 잡아야 할까요? 손목을? 머리를? 요즘 시대가 바뀌어서 그 어떤 부위든 신체 접촉을 아예 안 하는 게 좋습니다..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 [자] 사순 제2주간

2025년 다해 3월 22일 토요일 † [자] 사순 제2주간  복음: 루카 15,1-3.11ㄴ-32 행동이 아니라 욕구에 집중하라. 그게 나다!> ‘헬과 마리’라는 두 남녀가 있었습니다. 헬은 아주 험상궂게 생겨서 사람들이 다 싫어했습니다.그런 헬이 어느 날 아리따운 아가씨 마리를 만납니다. 가슴 깊이 찾아든 사랑의 열정으로 용기를 내어 청혼을 했지만 마리는 일언지하에 거절합니다. 헬의 마음을 아신 하느님은 헬에게 가장 온화한 사람의 얼굴 가면을 선물하십니다.헬은 그 가면을 쓰고 다시 마리를 찾아가 청혼합니다. 마리는 결혼에 응합니다. 결혼하고서도 헬은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면 속에 감추고 삽니다.헬은 마리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므로 온 힘을 기울여 마리를 보살폈고 마리는 참으로 행복하였습..

2025년 3월 11일 화요일 † [자] 사순 제1주간

2025년 다해 3월 11일 화요일 † [자] 사순 제1주간  복음: 마태오 6,7-15 기도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이유> 어떤 분이 성당에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저는 절실해요. 제 기도를 들어주세요. 당신은 꼭 들어주시는 분이시잖아요. 저는 꼭 들어주신다는 것을 믿어요. 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면 당신은 하느님이 아니세요. 전 그런 하느님은 믿지 않을래요….” 저는 청개구리 같은 성격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 주려 하다가도 그 사람이 그것을 ‘당연히’ 해 주어야 하는 것처럼 말하거나 맡긴 것을 달라는 듯이 청하면, 왠지 기분이 상해서 해 주려던 것이 다시 주기 싫어질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6,7-15)에서 예수님은 기도할 때 이교인들처럼 말을 많..

2025년 다해 3월 8일 토요일 † [자]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2025년 다해 3월 8일 토요일 † [자]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복음: 루카 5,27ㄴ-32 애야, 만만치 않은 세상 살아가느라 많이 힘들지?> 복음서를 펼칠 때마다 저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 한 명 한 명을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시는지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대목만 소개를 해드릴까요? 세리 레위를 부르시는 장면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루카 5,27-28) 저는 여기서 세관에 앉아 있는 레위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시선에 대해서 묵상을 좀 해봤습니다. 예수님의 시선 과연 어떤 시선이었을까요? 당시 유다인들의 세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 마디로 징그러운 벌..

2025년 3월 8일 토요일 † [자]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2025년 다해 3월 8일 토요일 † [자]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복음: 루카 5,27ㄴ-32 복음이 기쁘면 회개한 것이다.> 페니는 미국의 백화점 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그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심한 재정난으로 자살까지 생각한 때가 있었습니다.급기야 미시간 주 배틀 크릭에 있는 격리 병원에 수용되었습니다. 어느 날 창문 너머로 찬송가가 들려왔습니다.그가 어렸을 때 자주 불렀던 “너 근심 걱정 말아라.”는 찬송가였습니다.그는 다시 신앙을 회복하고 “사랑하는 하느님,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를 좀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렇게 재기에 성공하여 미국의 백화점 왕이 되었습니다. 그 후 그는 이렇게 증언합니다.“나는 무한한 어두운 공간에서 찬란한 태양빛으로 옮겨지는 느낌이었고 마음..

2025년 2월 21일 금요일 † [녹] 연중 제6주간

2025년 다해 2월 21일 금요일 † [녹] 연중 제6주간  복음: 마르코 8,34-9.1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사람은 대부분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 것이 싫어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도록 행동하며 살았습니다.그래서 대체적으로는 인간관계가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살다 보니 내가 아무리 잘 해 주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내가 이렇게 잘 해 주는데 왜 나를 싫어하지?’그렇게 생각하며 성경 말씀대로 나를 미워하는 사람까지 사랑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나의 사랑이 부족한 것 같아서 모든 에너지의 98%를 그 사람을 위해 썼습니다.그러나 그 사람은 결국 저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이런 것..

2025년 다해 2월 15일 토요일 † [녹] 연중 제5주간

2025년 다해 2월 15일 토요일 † [녹] 연중 제5주간  복음: 마르코 8,1-10 라면 다섯 개에 파 송송, 계란 탁!> 언젠가 각종 자재를 잔뜩 실은 대형 트럭이 저희 피정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먼 거리에, 울퉁불퉁, 꼬불꼬불한 시골길에, 심한 정체로 기사님과 도우미께서 엄청 고생한 분위기였습니다. 힘을 합쳐 짐을 내리고 나서 두 분 얼굴을 보니 빨리 내려오느라 끼니도 못 챙긴 분위기였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즉시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마르 8,3) 그래서 제가 정중히 두 분에게 여쭈었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제가 초스피드로 라면을 끓여드릴 수 있는데, 드시고 가시겠습니까?” 두 분은 반색을 하며 좋아하셨습니다. ..

2025년 다해 1월 27일 월요일 † [녹] 연중 제3주간

2025년 다해 1월 27일 월요일 † [녹] 연중 제3주간  복음: 마르코 3,22-30 의인들의 존재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주님을 드러내는 명확한 표지입니다!> 요즘 자주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입니다. 평소 늘 점잖고 예의 바르던 사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 불리던 사람들 입에서조차 깜짝 놀랄 정도의 욕이 튀어나와 깜짝 놀란답니다. 하도 어이없는 일,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일, 그야말로 웃픈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니 벌어지는 에피소드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생활 리듬이 깨진 관계로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열이 받쳐 새벽 두시 세시까지 잠이 안 오니, 자연스레 관련 뉴스를 지속적으로 접하고, 겨우 겨우 아침에 일어나고를 반복한답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2025년 1월 7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2025년 다해 1월 7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복음: 마르코 6,34-44 왜 신부님, 수녀님이 되면 저절로 믿게 될까?> 하느님이 계심이 의심이 들어 고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부님이나 수녀님들 중에서 하느님의 존재를 의심하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이라도 믿음으로 내어놓을 때, 그것을 넘치도록 채우시는 분이십니다.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를 통해 수천 명을 먹이셨습니다. 정배연 수녀님의 이야기 또한 이러한 진리를 잘 보여줍니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어머니를 돌볼 수도,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할 수도 없었지만,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길 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사제는 수도자들은 자신들의..

카테고리 없음 202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