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다해 1월 27일 월요일 † [녹] 연중 제3주간 복음: 마르코 3,22-30
<의인들의 존재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주님을 드러내는 명확한 표지입니다!>
요즘 자주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입니다. 평소 늘 점잖고 예의 바르던 사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 불리던 사람들 입에서조차 깜짝 놀랄 정도의 욕이 튀어나와 깜짝 놀란답니다. 하도 어이없는 일,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일, 그야말로 웃픈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니 벌어지는 에피소드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생활 리듬이 깨진 관계로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열이 받쳐 새벽 두시 세시까지 잠이 안 오니, 자연스레 관련 뉴스를 지속적으로 접하고, 겨우 겨우 아침에 일어나고를 반복한답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 장본인들은 저리 실실 웃으며, 말을 돌리고, 별의별 해괴망측한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상황을 즐기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애꿎은 사람들이 받으니, 이 또한 얼마나 억울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귀, 사탄의 존재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사탄이란 노골적으로 하느님 반대편에 서서 인간을 악으로 빠져들게 하는 사악한 무리들입니다.
이 시국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사탄 같은 존재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입만 열었다 하면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는 거짓말이 청산유수처럼 줄줄 흘러나옵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얼마나 천박한지 듣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나름 확고한 의지와 강한 충성심으로 무장해있지만, 그 끝이 죽음이요 멸망인지 모르고 불나방처럼 불속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이 참으로 가련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옵니다.
하도 답답해 이렇게나마 정말이지 지극히 소극적이고 정제된 표현을 시도해 보는 저를 보고 사탄의 자식,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마귀라고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토록 나라 전체와 국민 전체를 사분오열 갈기갈기 찣어놓는 사탄의 무리들이 조속히 무대 뒤로 사라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위안이 되는 측면이 한 가지 있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위기 상황 앞에서 옥석이 가려진다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부각되었고, 일제강점기 때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등등 의인이 출몰했다는 것입니다.
이토록 참담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마냥 죽어라 죽어라 하지 않습니다. 아무 개념 없는 사람들만 윗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와중에 용기 있게 진실을 말하는 의인들이 등장합니다. 중차대한 위기 상황이 극적으로 타개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상황을 반전시키는 애국자들이 등장합니다.
저는 요즘 참으로 고통스런 하루하루를 지내면서도, 이 비참한 우리나라의 현실 안에서도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는 것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누군가의 양심을 건드리십니다. 용기를 내게 하십니다. 진리를 선포하게 하십니다. 그들의 존재 자체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주님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중요한 표지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우리의 하루도 사탄의 존재를 드러내는 하루가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을 명명백백하게 만천하에 드러내는 의인의 삶으로 엮어가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