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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다해 12월 1일 일요일 † [자] 대림 제1주일

2024년 다해 12월 1일 일요일 † [자] 대림 제1주일  복음: 루카 21,25-28.34-36 기도하는 사람이란 깨어있는 상태로 하느님을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저희 공동체 전례 담당자이신 어르신 신부님께서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대림 시기 시작하는데, 대림환 어쩔 거요?” 하고 물으셨습니다.말씀이 떨어지자마자 저는 부랴부랴 창고에서 아이 키 만한 큰 초들을 쇠톱으로 자르고 칼로 다듬었습니다.시골스럽게 대성당과 소성당에 대림환을 설치해놓으니, 그제야 어르신 신부님 얼굴에 화색이 환하게 돌았습니다. 대림환 장식은 초기 양성기 형제들이나 젊은 형제들, 아니면 봉사 오시는 자매님들의 몫이라 생각했는데, 깊은 시골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웬만한 것은 직접 다 해야 합니다.열심히 초를 자르고 깎던 제 머릿..

2024년 12월 1일 일요일 † [자] 대림 제1주일

2024년 다해 12월 1일 일요일 † [자] 대림 제1주일  복음: 루카 21,25-28.34-36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법: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에 빛이 떠오른다.> 오늘 복음은 실상 세상의 마지막 때를 예언하고 계십니다. 세상 마지막 때는 고통의 때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때 사람의 아들이 권능을 떨치며 오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법입니다. 마지막은 항상 새로운 시작입니다.목동들은 그 마지막 때에 아기 예수님을 만나 위로를 받았습니다.당시 목동은 가장 보잘것..

2024년 나해 11월 30일 토요일 † [홍]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2024년 나해 11월 30일 토요일 † [홍]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복음: 루카 21,34-36 용기 있고 사내답고 쿨한 성격의 안드레아 사도!> 교구 구조 안에는 참사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교구장님과 보좌주교님들, 그리고 신부님들 가운데 이런저런 분야에 전문성과 능력과 경험치를 지닌 분들이 몇 분 참여합니다. 그래서 교구 내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회의를 거듭합니다. 저희 수도회 안에도 비슷한 구조가 있습니다. 관구평의회입니다. 관구장님을 중심으로 그분에게 여러 측면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구성된 모임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단 안에서도 그런 구조가 있었습니다. 일흔두 제자단이 있었고, 열두 제자단이 있었습니다. 열 두 제자단 안에서도 핵심 제자단이 있었으니, 베드로, 야고보, 요한 사..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 [홍]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2024년 나해 11월 30일 토요일 † [홍]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복음: 루카 21,34-36 심판 때 그리스도 앞에 설 힘은 기도로 얻은 내가 죽고 그리스도가 되었다는 믿음> 오늘 복음에서 종말의 긴 말씀 가운데 마지막 당부가 나옵니다.“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우리 대부분은 마지막 때에 하느님 앞에 설 힘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그러나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 힘은 곧 그분의 뜻을 따랐느냐에 의해 생겨납니다. 중동에서 남편들이 나가 돈을 보내줄 때 아내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아껴 쓰면서 자녀를 잘 키워 몇 년 만에 남편이 돌아올 때 기쁘게 김포공항에 나가는가 하면, 어떤 자매들은 남편이 돌아올 때 도망..

2024년 나해 11월 29일 금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2024년 나해 11월 29일 금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복음: 루카 21,29-33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기쁨의 날, 종말!> 사흘 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와 진눈깨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늘 잔잔하던 바다도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표지판이 넘어지고, 그간 용케 버티고 있던 단풍들도 모두 떨어져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가을에서 한겨울로 넘어온 느낌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이 세상 것 무엇 하나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물건들도, 죽고 못 살던 인연들도, 목숨처럼 중요시 여겼던 일도, 직책도, 사랑도, 젊음도 다 사라져간다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니 끝도 없이 순환을 거듭하는 자연, 부침을 거듭하는 인간사야말로 인생의 참된 깨우침을 주는 큰..

2024년 나해 11월 28일 목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2024년 나해 11월 28일 목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복음: 루카 21,20-28 죽음은 사방이 꽉 막혀 있는 벽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입니다!> 의술의 발달로 인해 임사 체험자, 근사 체험자, 죽음 유사 체험자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때가 되어 한 인간의 수명이 다해 맥박이 그치고 숨이 멎는 순간, 의료진들이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이제 요르단 강을 건너 꿈에 그리던 하느님 나라로 들어섰는데, 유능한 의료진으로 인해 심폐소생술이 성공해서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많은 임사 체험자들이 죽음 이후 공통적으로 겪은 체험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죽음과 동시에 체외 이탈을 해서 자신과 가족들을 보게 된답니다. 그리고 그토록 간절히 보고 싶었던 먼저 떠난 가족들과 친지들을..

2024년 11월 28일 목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2024년 나해 11월 28일 목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복음: 루카 21,20-28 왜 예언은 모호하게 쓰였을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 세계에서 프리 크라임이라는 혁신적인 범죄 예방 시스템을 채택했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이 시스템은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예측할 수 있는 프리코그(Precogs)로 알려진 세 명의 심령 술사의 능력에 의존합니다. 가끔 헤로인에 찌든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예지능력을 지닌다고 합니다.그들의 비전을 통해 경찰은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잠재적 범죄자를 체포하여 도시에서 살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프리 크라임 경찰 반장인 앤더튼은 이 시스템을 확고히 믿는 사람입니다.그런데 새로운 예언에 따르면 그가 36시간 이내에 살인을 저지를 것이라는..

2024년 나해 11월 27일 수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2024년 나해 11월 27일 수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복음: 루카 21,12-19 강력한 경고의 배경에는 우리를 향한 간절한 사랑이 깔려있습니다!> 같은 연배의 형제들이 모여 앉을 때마다 참 재미있습니다. 순식간에 세월이 흐르고, 너무도 많이 변해버린 서로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세월의 폭탄을 제대로 맞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낄낄대며 웃기도 합니다. 한번은 탈모가 급격히 진행된 한 형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약속을 안 지키셨다고. 왜? 무슨 일인데?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을 안 지키셨다고. 그러나 시편 한 구절을 묵상하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또 무슨 일인데? “제 죄악 머리카락보다 많사오며...” 나는 머리숱이 많이 사라졌으니 죄도 ..

2024년 11월 27일 수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2024년 나해 11월 27일 수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복음: 루카 21,12-19 박해가 아니라 박해받지 못함을 두려워해야!> 저는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신부들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그때 거기 있던 대부분 신부들이 저를 안 좋게 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살이 아니라 ‘순교’라고 어떤 분은 저를 야단치듯 말했습니다. 저는 어쨌거나 ‘자살은 자살 아닌가?’라는 생각은 하면서도 더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 미국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를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성체를 거부한 사제가 있었습니다.그 사제는 분명 바이든 대통령의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비난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저의 이도 저도 아닌 입장으로 박해를 피한 태도가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이런..

2024년 나해 11월 26일 화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2024년 나해 11월 26일 화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복음: 루카 21,5-11 불멸의 성전을 건립합시다!> 연중 시기 마지막을 향해 가는 즈음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 우리 눈앞에 펼쳐질 광경에 대해 가르치고 계십니다. 언뜻 보기에 공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사방에서 전쟁과 환난이 일어나고, 대재앙과 함께 그간 인간이 쌓아 올린 높은 탑들이 산산이 허물어질 것을 예고하십니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루카 21,6) 무척이나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가르침 앞에 세상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자지러지겠지만, 우리 신앙인들은 그간 쌓아온 신앙의 내공을 바탕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해석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