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 5

2025년 다해 2월 11일 화요일 † [녹] 연중 제5주간

2025년 다해 2월 11일 화요일 † [녹] 연중 제5주간  복음: 마르코 7,1-13 우리 모두 백 퍼센트 예비 병자들이요 병자 후보자들입니다!> 오늘은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동시에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언젠가 파리 기차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루르드로 간 적이 있습니다. 열차에 오르니 한량이 여러 칸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배정받은 칸으로 들어가니 2층 침대에 4명이 함께 누워 자게 되어 있었습니다. 좁디좁은 공간 안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자야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이지 갑갑하고 조심스러웠습니다. 더구나 잠들면 탱크가 울고 갈 정도로 심하게 코를 고니, 민폐가 될까 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새벽녘에 루르드로 들어갔습니다. 막 안개가 걷..

2025년 다해 1월 9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2025년 다해 1월 9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복음: 루카 4,14-22ㄱ 희망이 없어도 희망합시다. 혹독한 시련 가운데서도 꾸준히 희망합시다!> 바야흐로 2025년, 정기 희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희년을 공식 선포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올 한 해 우리 모두가 ‘희망의 순례자들’로 살아가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 우리이기에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표현이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올 한 해 희망이 없어 보여도 희망하며, 깊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부단히 희망하는 ‘희망의 순례자’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희년의 주체이자 주관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이사야서의 말씀을 인용하시며 당신과 함께 하는 매일 매 순간이 희년임을 장엄하게 선포하셨습니다..

2024년 다해 12월 3일 화요일 † [백]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2024년 다해 12월 3일 화요일 † [백]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복음: 루카 10,21-24 주님, 당신께서 원하시는 곳이면 어디에나 저를 보내 주십시오!> 성탄 전까지는 보통 저희 피정 센터가 살짝 비수기여서 조금 쉬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림 시기가 시작되다 보니, 특강 성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태안에서 남도 이쪽으로, 서울로, 서울에서 반대쪽 남도 쪽으로... 폐차장으로 갈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저를 아직도 불러주시니 크게 감사하며 다니고 있지만, 몸이 옛날 같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이도 다녔으니 이제 하산이나 은거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갈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방인들의 복음 선포자로 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달리고 또 달리셨던 바..

2024년 나해 11월 17일 일요일 † [녹]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2024년 나해 11월 17일 일요일 † [녹]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복음: 마르코 13,24-32 걷다 보면 발이 더러워지기 마련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는 유달리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존재,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들이 많습니다. 바로 작고 가난한 이들입니다.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진 난민들, 이주민들, 재소자들, 환자들, 노인들, 가난한 사람들... 이런 분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고 동반하려는 교황님의 의지가 대단합니다. 교황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을 총애하시는 당신의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내셨는데, 그것은 바로 오늘,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정한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2015년 미국을 방문하셨을 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미국 의회 연설에서 강대국의 횡포를 신랄하게..

2024년 나해 10월 11일 금요일 † [녹] 연중 제27주간

2024년 나해 10월 11일 금요일 † [녹] 연중 제27주간  복음: 루카 11,15-26 우리 시대 악령의 실체!> 우리 시대 대 마귀 베엘제불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마귀!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기괴한 형상에 날카롭고 큰 뿔이 달린 얼굴에, 괴성을 지르고 길길이 뛰는 무서운 그런 모습입니다. 그러나 저는 또 다른 형태의 마귀들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 마귀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기괴하고 흉측한 이미지와는 반대입니다. 화려한 포장지와 달콤한 맛과 향기로 자신을 감추고 우리 인간의 나약함과 취약함을 파고듭니다. 어쩌면 천박한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우리 시대 경계해야 할 대 마귀입니다. 오직 돈이 최고라는 사고방식입니다. 돈이 하느님 위에 위치하며, 돈을 숭배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