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공유/Faith

2025년 다해 2월 10일 월요일 † [백]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tiragon 2025. 2. 10. 07:48

2025년 다해 210일 월요일 []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복음: 마르코 6,53-56

 

<오늘 우리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 가장 많은 투자와 시간을 할애하신 부분은 아무래도 병자들에 대한 치유 활동일 것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여기저기 몸이 아프면 삶의 질이 대폭 떨어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 먹는 것도 움직이는 것,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다 보니 만사 귀찮아집니다.

 

육체가 시들시들해지다 보니, 정신도, 마음도, 영혼도 덩달아 병들어갑니다. 점점 목숨은 붙어있지만, 삶의 많은 부분이 점점 소멸되어가니, 그것을 견디어내는 것이 얼마나 가혹하고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치유자 예수님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져나가면서 그분의 하루 일과는 A급 연예인 못지않게 스케줄이 빡빡했습니다. 가시는 곳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아 뵙고 달려왔습니다.

 

특별히 환자들, 악령에 시달리는 사람들, 인생의 막장까지 내몰린 사람들,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예수님 옷자락이라도 한번 만져보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볼 때, 계속되는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때로 이쪽 형편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집요하게 달려드는 사람들, 때로 무례하게 요구하는 사람들 앞에서 마음도 상하셨을 법한데, 조금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개별적인 요구에 일일이 응답하십니다.

 

오늘 우리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복음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불치병 환자들,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하겠습니다.

 

그들의 꼬이고 꼬인 인생이 교회에서 제공하는 고객 감동 서비스를 통해서 활짝 펴지게 만드는 곳이 우리 교회여야 하겠습니다. 울적하다가, 우울하다가 우리 교회만 찾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180도 전환되는 곳이 우리 교회여야 하겠습니다.

 

뜨거운 난로 앞에 눈덩이를 갖다 대면 순식간에 소리도 없이 녹아버립니다. 한낮의 강렬한 태양 아래 단단한 얼음덩어리를 놓아두면 금방 녹아 자취를 감춥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강렬한 사랑 앞에 우리 인간의 갖은 질병, 난관, 한계, 시련은 눈 녹듯이 녹아버립니다.

 

결국 우리가 한계상황 앞에 섰을 때, 우리가 깊은 슬픔에 잠겨 힘들어할 때, 우리가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최종적으로 찾아갈 곳은 예수님입니다. 그분의 뜨거운 사랑으로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는 순식간에 해결될 것입니다.

 

천국은 어떤 곳이겠습니까? 예수님과 함께 있는 곳이 천국일 것입니다. 예수님 발치에 앉아 그분을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그곳이 천국일 것입니다.

 

그곳은 모든 뒤틀린 인생길이 활짝 펴지는 곳, 굽은 등이 꼿꼿해지는 곳, 꺾인 가지에서도 새싹이 돋아나는 곳, 모든 만물이 제 색깔을 되찾는 곳...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