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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플러스/종합뉴스

현대건설 법원판결 무시하고 공사 강행, 인근 불광동성당 붕괴 위기

- 차수벽 제대로 설치 안 해 담장, 땅 침하로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균열 시작 -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292번지 일대에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불광 7구역 주거정비 재개발사업 현장이 인접해 있는 천주교 불광동성당(주임신부 홍성만 미카엘)과 1년 넘게 마찰을 빚고 있고, 공사로 인해 성당 건물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불광동 신자들의 단체인 사목협의회(회장 한용)는 성전보존위원회 주관으로 8월 9일 교중미사 후 500여 명의 신자들이 성당 마당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법원 판결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대화를 회피하고 있는 재개발조합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불광동성당 신자들이 이 같은 집회를 갖게 된 것은 재개발공사로 인해 성당 담장 일부가 붕괴되고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재개발조합과 현대건설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공사장에 인접한 성당 부지가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균열이 가고 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고 사고에 대한 대책마련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광동성당 성전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해 7월부터 성당의 담장이 일부 무너지고 기울어지는 등 피해를 입기 시작해, 최근 6월 말부터는 성당 부지 땅바닥이 심하게 갈라지고 있어 그대로 방치할 경우 땅이 붕괴되고 성당건물도 무너질 위험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또한 날이 갈수록 바닥의 갈라지는 틈이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균열현상이 건물 앞으로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어 건물의 안전은 물론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크게 우려하여 재개발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공사로 인한 성당의 이 같은 피해는 이미 사업 초기부터 불거져 공사가 진행되면서 계속 발생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성당측이 그동안 재개발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 그리고 관할 구청인 은평구청에 대책 수립과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요청하는 등 100차례가 넘게 공문서를 발송하며 행정관청에 원만한 조정을 요청한바 있지만 공사현장에 그 같은 행정력도 잘 미치지 않게 되자 급기야 법에 호소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4월 17일 법원으로 부터 공사중지와 성당건물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차수옹벽을 설치할 것을 판결 받은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이 같은 사태를 자초하게 되어 성당측은 부득불 재개발조합과 시공회사인 현대견설을 상대로 형사, 민사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한편, 불광동 292번지 일대의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처럼 잡음이 계속 일어나게 되자 지역 주민들은 조합이 제대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하는 감사를 은평구청에 청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변의 재개발사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불광동성당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3지구를 대표하는 지구좌 성당이며 45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또한 1985년에 지어진 성당 건물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고 김수근 씨가 설계한 말년의 대표작으로 1980년대 붉은벽돌 건축의 백미로 꼽히고 있는 걸작이며, 가톨릭 전례와 관련된 성당 건물 내외부의 수많은 상징물인 성미술품들(예수성심상, 성모 마리아상, 십자고상 등) 역시 고 김세중 교수, 민철홍 교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그 종교적, 예술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걸작들이다. 이런 가치가 높이 평가되어 건축물은 물론 성미술품들도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관련 전문가들과 학생들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조재용 기자 [hkpress@envir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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