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다해 4월 9일 수요일 † [자] 사순 제5주간 복음: 요한 8,31-42
<또 이렇게 한 해를 사는구나!>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고 봄꽃이 활짝 피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드는 생각이 한 가지 있습니다. “아, 이렇게 또 한 해를 사는구나. 죽을 것만 같았는데, 살아보니 이렇게 또 살아지는구나.” 오래전 거닐던 꽃길을 다시 걷고 있노라니,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꽃은 옛날 그대로 저리도 어여쁘고 청초한데, 우리네 인생이란 어찌 이리....’
그렇다고 해서 너무 우울해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속절없이 피고 지는 꽃들을 바라보고 또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좌절하고 울적해 하겠지만, 언제나 청춘이신 주님 안에 뿌리를 내린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계절은 항상 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무게에 허덕이며 힘겨워하는 우리를 향해 오늘 건네시는 예수님 말씀이 참으로 은혜롭고 희망적입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1)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진리에 대해서 묵상해 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절대 포기하거나 양보해서는 안 될 절대 진리는 무엇입니까?
예수님 그분 자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그분께서 남기신 한 말씀 한 말씀이 모두 진리입니다. 예수님이 곧 하느님이시라는 것이 곧 진리입니다. 예수님과 하느님은 온전히 하나라는 것이 진리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켜주시는 구원자라는 것이 진리입니다.
의심을 버리고 이런 진리를 굳게 믿을 때, 적당히가 아니라 온전히 확신할 때, 예수님께 우리의 존재 전체를 내어 맡길 때, 진리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모든 속박에서 자유롭게 해주실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이 땅 위에서 부터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돈보스코나 마데 데레사와 잠깐이라도 만나 대화를 나눠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증언을 남겼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분과 함께 보낸 시간은 마치도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분은 내 말을 진지하게 경청했고, 깊이 있게 공감했으며, 눈빛 자체로 충만한 위로를 건네셨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해 주셨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분은 존재 자체로 나를 무장해제 시켰으며, 그토록 괴로워하던 문제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해주셨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