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22

2025년 다해 4월 1일 화요일 † [자] 사순 제4주간

2025년 다해 4월 1일 화요일 † [자] 사순 제4주간  복음: 요한 5,1-16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겪는 고통에 반드시 함께 하여 주실 것입니다!> 벳자타 못 환자의 치유 사건은 다양한 병고와 상처로 신음하는 오늘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요 희망으로 다가오는지 모릅니다. 그 환자는 1년, 2년, 10년도 아니고 장장 38년 세월 동안 심각한 병고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겨우겨우 기어다닐 수 있었던 그는 매일 벳자타 연못가로 나왔지만, 치유는 희망 사항일 뿐, 그 오랜 세월 그저 들것에 드러누워 누군가의 손길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 유다인들의 평균 수명은 겨우 40세 전후였습니다.사실 우리도 몇십 년 전만 해도 60세가 되면 오래 살았다며 회갑 잔치까지 했었습니다.어쩌면 ..

2025년 다해 3월 27일 목요일 † [자] 사순 제3주간

2025년 다해 3월 27일 목요일 † [자] 사순 제3주간  복음: 루카 11,14-23 주님께서 명령하시는 길만 온전히 걸읍시다!> 주님께서 총애하셨던 이스라엘 백성과 당신 사이의 관계를 묵상하다 보면 참으로 흥미진진합니다.둘 사이의 관계가 때로 자상한 아버지와 막 나가는 막내아들 사이 같습니다.또 어쩌다 보면 착하고 충실한 남편과 지속적으로 다른 곳에 눈길을 돌리는 불충실하고 부도덕한 아내 사이 같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바라보시는 그 눈길, 그 마음은 그야말로 절절합니다. 사랑을 넘어섭니다.결국 애증(愛憎), 사랑하기에 미워하고 증오합니다. 주님 당신만 바라봐 줬으면 좋겠는데,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가지 말아야 할 엉뚱한 길로 샙니다. 아무리 돌아오라 외쳐도 ..

2025년 다해 2월 23일 일요일 † [녹] 연중 제7주일

2025년 다해 2월 23일 일요일 † [녹] 연중 제7주일  복음: 루카 6,27-38 힘겹지만, 다시 한번 원수 사랑이라는 그 힘겨운 과제를!> 우리가 생활 중에 가끔 겪는 일입니다. 환대와 친절이 아니라 냉대와 불친절로 인한 모욕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호칭부터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객님’ 아니면 ‘선생님’ 하면 될 것을 가지고 ‘아버님’ ‘어르신’ ‘할아버지’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하니, 마음속으로부터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지가 나를 언제 봤다고 아버님이야?’ ‘내가 아직 이렇게 팔팔한데 어르신이라니’, 하는 마음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서비스 빵점에 맛도 별로인 음식점에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나요? ‘쯧쯧쯧쯧, 음..

2025년 다해 2월 13일 목요일 † [녹] 연중 제5주간

2025년 다해 2월 13일 목요일 † [녹] 연중 제5주간  복음: 마르코 7,24-30 위대한 모성을 지닌 이방인 어머니!>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의 치유를 위해 자신은 강아지가 되어도 좋다며 예수님 발치 앞에 엎드린 이방인 여인의 모습을 묵상하며, 이제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어린 시절 죽을 병에 들린 어떻게든 한번 살려보겠노라며, 당신 등에 업고 이 병원 저 병원 뛰어다니면서 의사 선생님들께 사정사정하셨던 어머니였습니다. 차라리 나를 데려가라 시며 병원 성당에서 밤을 지새우며 울부짖으셨습니다. 어머니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언제나 송구스러운 마음과 함께 ‘어머니를 봐서라도 더 잘 살아야 하는데...’ 하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혹시라도 너무나 절박해서 밤새워 기도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

2025년 다해 2월 9일 일요일 † [녹] 연중 제5주일

2025년 다해 2월 9일 일요일 † [녹] 연중 제5주일  복음: 루카 5,1-11 우리 내면을 주님으로 가득 채울 때!> 물때가 좋을 때면 근처 수로로 밤낚시를 나갑니다. 낮에는 잔챙이들이 활개를 치지만, 희한하게도 밤이 되면 씨알 좋은 녀석들이 슬슬 활동을 시작하지요. 밤바다의 고즈넉한 분위기도 참 좋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풍어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백방으로 노력해도 허사일 때도 수두룩합니다. 미끼를 싱싱한 것으로 갈아도 끼워보고, 수심도 바꿔보고, 자리도 옮겨보고, 움직임도 줘보고, 별의별 짓을 다해 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래서인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시몬 베드로의 심정이 백이십 퍼센트 이해가 갑니다. 시몬과 다른 제자들이 딱 그랬습니다. 큰 기대를..

2025년 다해 1월 29일 수요일 † [백] 설

2025년 다해 1월 29일 수요일 † [백] 설  복음: 루카 12,35-40 찰나 같은 이 세상, 섬광처럼 지나가는 우리네 인생입니다!> 한 달 전 이미 지난 해와 작별 인사를 하고 새해를 맞이했지만, 오늘 설날을 통해 다시 한번 새로운 마음,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할 수 있으니 참으로 좋습니다. 새해 벽두를 맞이할 때마다 드는 한 가지 느낌이 있습니다. 야속하게도 세월이 어찌 이리 빠른지, 돌아보니 그야말로 활시위를 떠난 화살같이 빠르게 건너온 세월입니다. 다들 한 분 한 분 먼저 떠나가시니, 이제 곧 내차례겠지, 하는 생각에 인생의 덧없음을 온몸으로 깨닫습니다. 그래서 설날 때마다 새롭게 마음을 다잡습니다. 꽃같이 좋은 시절 만끽했으니, 미련이나 아쉬움 내려놓고 이제 남은 날들 하루하루에 감사..

2025년 다해 1월 25일 토요일 † [백]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2025년 다해 1월 25일 토요일 † [백]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복음: 마르코 16,15-18 바오로 사도의 그 거룩한 삶의 전환!> 바오로 사도의 신앙 여정은 정말이지 극적이고 드라마틱 합니다. 그는 원래 유다인 중의 유다인이었으며 바리사이 중의 바리사이였습니다. 유다교 측에서 보면 전도양양한 청년 지도자였습니다. 이런 그가 주님께서 낚아채십니다. 그 과정도 정말이지 놀랍습니다. 그날도 다마스쿠스란 도시에 그리스도교인들이 비밀 집회를 지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분기탱천한 그는 그들을 체포하기 위해 자신의 애마(愛馬)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말 달리던 어느 순간 그는 갑작스런 몸의 이상 증세를 느끼며 낙마(落馬)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

2025년 다해 1월 7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2025년 다해 1월 7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복음: 마르코 6,34-44 도대체 왜? 이 큰 부끄러움은 항상 우리의 몫이어야 합니까?> 오랜 세월 차곡차곡 공들여 쌓아 올린 국격이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는 것,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이라는 표현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주 항공기 참사로 인한 범국민적 트라우마, 거기에다 전 세계 사람들 앞에 볼썽사나운 광경을 끝도 없이 연출하고 있는 악의 무리들... 어찌 그들은 그리도 부끄러움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인 제공자는 그들인데,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이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너무나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하루하루입니다. 자비하신 주님께서 가련..

2025년 1월 7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2025년 다해 1월 7일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복음: 마르코 6,34-44 왜 신부님, 수녀님이 되면 저절로 믿게 될까?> 하느님이 계심이 의심이 들어 고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부님이나 수녀님들 중에서 하느님의 존재를 의심하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이라도 믿음으로 내어놓을 때, 그것을 넘치도록 채우시는 분이십니다.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를 통해 수천 명을 먹이셨습니다. 정배연 수녀님의 이야기 또한 이러한 진리를 잘 보여줍니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어머니를 돌볼 수도,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할 수도 없었지만,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길 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사제는 수도자들은 자신들의..

카테고리 없음 2025.01.07

2024년 12월 28일 토요일 † [홍]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2024년 다해 12월 28일 토요일 † [홍]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복음: 마태오 2,13-18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위해 죽는다. 다만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모르는 게 문제다.> 오늘은 죄 없는 아기 순교자 축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는 헤로데에게 대신 죽은 순교자들입니다.예수님께서 안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했습니다.헤로데는 그때 아기 예수님이 죽었을 것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이렇게 예수님을 위해 희생된 어린 영혼들은 교회에서 순교자 지위에 오릅니다. 제일 문제 되는 것은 아기들이 자기 의지로 순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공경 받을 만하느냐고 하는 것입니다.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만약 내가 산길을 차를 몰고 가다가 웅덩이를 피하려고 차를 비트는 바람에 길가에 있던 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