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 6

2025년 3월 11일 화요일 † [자] 사순 제1주간

2025년 다해 3월 11일 화요일 † [자] 사순 제1주간  복음: 마태오 6,7-15 기도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이유> 어떤 분이 성당에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저는 절실해요. 제 기도를 들어주세요. 당신은 꼭 들어주시는 분이시잖아요. 저는 꼭 들어주신다는 것을 믿어요. 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면 당신은 하느님이 아니세요. 전 그런 하느님은 믿지 않을래요….” 저는 청개구리 같은 성격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 주려 하다가도 그 사람이 그것을 ‘당연히’ 해 주어야 하는 것처럼 말하거나 맡긴 것을 달라는 듯이 청하면, 왠지 기분이 상해서 해 주려던 것이 다시 주기 싫어질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6,7-15)에서 예수님은 기도할 때 이교인들처럼 말을 많..

2025년 2월 21일 금요일 † [녹] 연중 제6주간

2025년 다해 2월 21일 금요일 † [녹] 연중 제6주간  복음: 마르코 8,34-9.1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사람은 대부분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 것이 싫어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도록 행동하며 살았습니다.그래서 대체적으로는 인간관계가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살다 보니 내가 아무리 잘 해 주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내가 이렇게 잘 해 주는데 왜 나를 싫어하지?’그렇게 생각하며 성경 말씀대로 나를 미워하는 사람까지 사랑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나의 사랑이 부족한 것 같아서 모든 에너지의 98%를 그 사람을 위해 썼습니다.그러나 그 사람은 결국 저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이런 것..

2024년 다해 12월 25일 수요일 † [백] 주님 성탄 대축일

2024년 다해 12월 25일 수요일 † [백] 주님 성탄 대축일 복음: 요한 1,1-18 주님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 가운데 늘 새롭게 탄생하십니다!>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기쁨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이토록 은혜로운 밤,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참으로 큰 은총입니다. 저희 수도자들도 이토록 외진 시골에서, 저희끼리만 지내면, 세상 울적한 분위기일 텐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 가족 같은 동네 주민들,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와주신 피정객들과 함께 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토록 어렵고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또다시 아기 예수님의 성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성탄 아기 예수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2024년 12월 18일 수요일 † [자] 대림 제3주간

2024년 다해 12월 18일 수요일 † [자] 대림 제3주간  복음: 마태오 1,18-24 내가 받는 은총의 수준은 내가 하는 사랑의 수준과 같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은 약혼자인 마리아가 잉태한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남몰래 파혼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렇게 되면 마리아는 버림받은 여자가 되고 요셉은 임신시켜놓고 약혼자를 버린 몹쓸 인간으로 낙인찍힙니다.죽이지 않으면 죽는 이 결단의 순간에서 요셉은 자신을 배신한 마리아를 위해 자신이 죽는 것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의로움입니다. 그리고 그 의로움이 은총을 얻어냅니다.요셉은 성모님의 남편이 되고 예수님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사랑만이 은총을 얻어냅니다. 인간의 사랑을 지향하는 아기는 인간의 사랑을 받지만, 늑대 정도의 사랑을 지향하는 늑대 새끼는..

2024년 나해 11월 20일 수요일 † [녹] 연중 제33주간

2024년 나해 11월 20일 수요일 † [녹] 연중 제33주간  복음: 루카 19,11ㄴ-28 주님께서 그대에게 베풀어주신 은총의 선물은 무엇입니까?>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자주 지난 삶의 순간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때로 주님 앞에 송구스러운 부끄럽고 초라한 인생이라는 자괴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 제 인생 여정 안에 스스로도 놀랄만한 반전과 성장도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가끔 신학교에서 동고동락했던 신부님들을 30년 40년 만에 만날 때가 있는데, 너무나 변해버린 제 모습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젊은 시절 저는 마치 꿔다 논 보리 자루 마냥 존재감이 단 일도 없이 지냈습니다. 누가 말을 붙여도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할 정도로 지극히 소심하고 내향적인 성격의..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 [백] 수호천사 기념일

2024년 나해 10월 2일 수요일 † [백] 수호천사 기념일 복음: 마태오 18,1-5.10 먼저 자기를 멸시하지 않고는 타인을 멸시할 수 없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라고 하십니다. 작은 이들을 멸시하지 않아야 하는 이들이 그들이 수호천사를 통해 하느님 아버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란 뜻입니다. 여기에 타인을 멸시하는 이들은 반드시 자기 자신부터 멸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위 ‘땅콩 회항’과 같이 나의 위치로 타인을 멸시하는 행위는 이미 자신이 자기를 멸시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