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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다해 5월 22일 목요일 † [백] 부활 제5주간

tiragon 2025. 5. 22. 00:58

2025년 다해 522일 목요일 [] 부활 제5주간  복음: 요한 15,9-11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나에게 주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은 얼마나 큰 것인지?>

 

세월이 어찌 이리 빠른지요. 이태석 신부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15년입니다. 선종 15주기를 맞아 살레시오회 한국 관구에서는 몇 가지 기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524() 하루 온종일 서울 신길동 관구관 7층 대성당에서는 선종 15주기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사목하시던 남수단을 친히 방문해 주시고 많은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전임 수원 교구장 최덕기 주교님께서 축사를 해주십니다. 오랜 세월 이태석 신부님과 동고동락하며 양성 기간을 함께 보낸 살레시오회 한국 관구장 백광현 신부님의 생생한 기조 강연도 있습니다. 선교사로서 이태석 신부님을 조명해 보는 한국외방선교회 김학현 신부님의 주제 발표와 이태석 현상에 대한 김선필 박사님의 진단도 이어집니다.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되는 은혜로운 시간이 마련되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여 신청: 02-828-3539

 

선종 15주기를 맞아 돈보스코미디어에서는 이태석 신부님의 편지를 모아 서간집을 발행했습니다. ‘이태석 신부 서간집’(글쓴이 이태석, 엮은이 김선필, 돈보스코 미디어, 구입 문의: 02-828-3235)

 

서간집 안에는 초기 양성기 시절, 선교사 시절, 이태석 신부님의 다양한 사진과 함께 총 81통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71통의 편지가 이태석 신부님이 직접 쓰신 것입니다. 로마 유학 시절 당시 한국 관구장 현명한 신부님에게 보낸 편지, 남수단 선교를 적극적으로 후원했던 살레시오회 회원들, 후원자들, 은인과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편지 하나하나를 읽어나가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참으로 은혜로웠습니다. 당시 그 열악한 남수단 상황에서도 초긍정 마인드로 그곳 아이들에게 헌신하던 모습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곳 사람들의 제일 큰 장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절하게 가난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기쁘게 산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풍족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가지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가지지 못해 안달하면서 싸우고 죽이고 하니 말입니다. 행복의 원인은 물질이 아닌데도 말입니다.”(살레시오 가족에게 보낸 편지)

 

아이들의 연주를 지휘하면서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 왜 그렇게 벅차고 가슴이 뛰는지. 내가 하고 있는 고생에 비해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나에게 주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벅차구나.”(친구 안정효에게 보낸 편지, 현재 춘천 안정효 내과 의원 원장)

 

한 달 전에 이곳 톤즈에 도착했습니다. 경비행기를 타고 이곳 흙길 활주로에 도착했을 때 꼬마 아이들이 어떻게들 알았는지 백여 명이 모여 있었습니다. 내리자마자 모두 졸리’(John Lee) ‘졸리라고 외치며 저에게 우르르 몰려와 흙과 코가 묻은 끈적끈적한 손으로 저의 손을 비벼대며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 나의 제2의 고향이 이곳이로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코끝이 시려 왔습니다. 제가 이 사람들에게 베푸는 작은 것은 이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통해 저에게 주는 기쁨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환영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수단 이태석 신부님 카페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

 

살아생전 이태석 신부님께서 쓰신 유일한 책이 친구가 되어주실래요’(생활성사)입니다. 후원자들이 책을 가져와서 사인을 부탁할 때, 신부님께서는 사인과 더불어 이런 글을 써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정말 사랑이십니다!”

 

아마도 이태석 신부님께서는 이미 온몸으로 체험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은 정말 사랑이라는 진리를. 그냥 사랑이 아니라 정말 사랑이시라는 진리를 말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사랑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깨달은 사람은 절대 게으르지 않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지 않습니다. 그 사랑에 감사하며 일어섭니다. 천천히 걷지 않습니다. 뛰는 것도 모자라 날아다닙니다. 사랑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항상 먼 길을 나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