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나해 11월 28일 목요일 † [녹] 연중 제34주간 복음: 루카 21,20-28
<죽음은 사방이 꽉 막혀 있는 벽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입니다!>
의술의 발달로 인해 임사 체험자, 근사 체험자, 죽음 유사 체험자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때가 되어 한 인간의 수명이 다해 맥박이 그치고 숨이 멎는 순간, 의료진들이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이제 요르단 강을 건너 꿈에 그리던 하느님 나라로 들어섰는데, 유능한 의료진으로 인해 심폐소생술이 성공해서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많은 임사 체험자들이 죽음 이후 공통적으로 겪은 체험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죽음과 동시에 체외 이탈을 해서 자신과 가족들을 보게 된답니다. 그리고 그토록 간절히 보고 싶었던 먼저 떠난 가족들과 친지들을 만났답니다.
세상 강렬하고 환한 빛의 통로를 본답니다. 아마도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가는 통로겠지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세상 따뜻하고 자상한 크신 분의 현존을 느낀답니다. 그분이 마중 나와 계셨답니다. 그분을 뵙는 순간 그간 지니고 있었던 그 모든 상처와 두려움, 고통과 슬픔이 눈 녹듯이 사라진답니다.
그래서 임사 체험자들은 하나같이 고백했습니다. 죽음은 사방이 꽉 막혀 있는 벽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이라고. 죽음은 절대로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세계로 건너가는 사다리요 통로라고.
요즘 예수님께서는 계속 종말에 펼쳐질 광경에 대해서 가르치고 계십니다. 그간 단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던 공포스런 분위기에 세상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까무러칠 것이겠지만, 평생토록 주님을 의지하고 살았던 신앙인들을 조금도 걱정할 것이 없답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루카 21, 27-28)
보십시오. 평생 주님 안에 살아왔던 우리에게 그날은 공포스러운 날이 아니라 황공스럽게도 몸소 우리를 맞이하러 나오실 주님을 대면하는 날입니다. 그날 우리는 주님과 함께 손을 잡고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들어가는 찬란한 빛 속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 각자 개인의 죽음은 개인 차원에서의 또 다른 종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죽음을 두고 울며 슬퍼하겠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분의 영원한 나라에 참여하는 순간이며, 그분 나라에서 다시 한번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