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사도 5

2024년 나해 11월 8일 금요일 † [녹] 연중 제31주간

2024년 나해 11월 8일 금요일 † [녹] 연중 제31주간  복음: 루카 16,1-8 우리에게 맡겨진 양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까?> 초기 교회 이방인들의 사도요 최고 목자였던 바오로 사도의 삶과 신앙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충실했으며, 모범적이었는지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특별히 첫 번째 독서 필리피서는 그런 바오로 사도의 위대함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회심 이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예수님의 제자가 된 그는 매사에 다른 제자들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목숨을 내걸며 복음 선포에 매진했지만, 자신의 의식주는 스스로 일을 해서 해결했습니다. 천막 짜는 일로 생계를 꾸려가면서 동시에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목자로서 교우들에게 조금도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그의 섬세한 배려심과 ..

2024년 나해 11월 1일 금요일 † [백] 모든 성인 대축일

2024년 나해 11월 1일 금요일 † [백] 모든 성인 대축일  복음: 마태오 5,1-12ㄴ 성인(聖人) 옆에 살기 힘듭니다!> 저처럼 살짝 수준 떨어지는 수도자들끼리 수군수군 이야기하는 농담이 하나 있습니다. “성인(聖人) 옆에 살다가 과로사한다!” 따지고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백 개의 팔을 지닌 사람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활동을 하셨는데, 저희 창립자 돈보스코도 결코 바오로 사도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가였습니다. 넘쳐나는 뒷골목 청소년들, 산업화의 착취물로 이용당하는 청소년들을 보고 있노라니, 잠을 많이 잘 수 없었습니다. 천천히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두 가지,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 돈보스코가 전혀 다른 장소인 두 곳에 나타..

2024년 나해 10월 18일 금요일 † [홍]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2024년 나해 10월 18일 금요일 † [홍]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복음: 루카 10,1-9 사랑과 자비의 루카 복음서!> 저도 젊은 수도자 시절 해외 선교 열망으로 활활 불타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학교 학부를 졸업하고, 사목 실습을 시작할 때, 장상들에게 제발 좀 선교지에서 실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나 장상들 눈에는 제가 선교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였나 봅니다. 답은 언제나 묵묵부답, 너무 답답해서 부르짖으면 겨우 오는 답장은 먼저 한국에서나 잘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아닌가 보다, 하고 포기를 했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늘 그런 열망이 남아있기에, 선교지로 훌훌 떠나는 후배 형제들을 보면 얼마나 부럽고 대견스러운지 모릅니다. 한번은 오지 중..

2024년 나해 2024년 10월 9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7주간

2024년 나해 2024년 10월 9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7주간 복음: 루카 11,1-4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생각하고 바라보면서 복음 선포에 매진했던 바오로 사도!>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는 데 가장 앞장섰던 바오로 사도의 회개 이후의 삶에 대해 묵상해 봅니다. 요즘 미사 중 봉독되고 있는 갈라티아서는 아주 좋은 참고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갈라티아서를 집필할 당시 갈라티아 지방에는 유다계 그리스도인들로 구성된 유랑 선교사들이 찾아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런데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새 신자들에게 할례와 율법 준수를 너무 강하게 요청하다 보니, 갈등과 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선조들에게 상투를 자르라고 윽박지르는 ..

2024년 나해 9월 25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5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9,1-6 예수님의 여장 훈시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오늘 우리 교회의 모습!> 여름 내내 신앙 학교 운영하느라 땀 흘리며 생고생한 형제들과 소풍을 왔습니다. 어떻게든 형제들 입에 뭐 하나라도 더 넣어주려고, 산 너머 갯바위 포인트를 다녀왔습니다. 요즘 물고기들도 약아빠져 사람들 발길 닿는 곳에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손맛을 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짐이 산더미입니다. 그걸 이고 지고, 깎아지르는 비탈길을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포인트에 겨우 도착했더니, 이번에는 장대비가 인정사정없이 내리쳤습니다. 마땅히 피할 곳도 없고, 이고 지고 온 것을 다시 챙겨 산길을 오르며, 마음속으로 크게 후회를 했습니다.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