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다해 1월 26일 일요일 † [녹]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해외 원조 주일) 복음: 루카 1,1-4; 4,14-21
<말씀의 본질: 유산 상속자를 가려내는 조건>
왜 예수님은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오늘 당신의 복음 선포가 예언된 이사야서를 찾아 읽으시고는 그 말씀이 지금 이루어졌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실 때도 “다 이루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분의 온 삶은 아버지로부터 예언된 예언을 성취하는 삶이었습니다.
이것이 성경 말씀을 대하는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라이언 벨 목사는 ‘말씀만으로’라는 개신교의 가르침대로 말씀과 기도를 삶으로 사는 목회자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살아도 하느님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하느님이 자신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도 깨달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1년 동안 하느님 없이 살아보기로 결심합니다.
1년 동안 성경도 읽지 않고 기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별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그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다고 선언합니다.
성경 말씀을 매일 읽고 그 말씀으로 설교도 하던 사람이 왜 말씀 안에서 주님을 만나지 못했을까요? 말씀을 잘못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실현하려 하지 않고 해석하려 하였기 때문입니다.
말씀은 해석하는 게 아닙니다. 해석은 자녀의 말을 부모가 할 때 쓰는 말입니다.
아기가 울면 아기의 울음을 부모는 해석합니다. 배고파서 우는지, 싸서 우는지, 아파서 우는지.
그러나 아기는 부모의 말을 해석하면 안 됩니다. 부모의 말에 순종해야 합니다.
학교 가라고 하면 그 말을 해석하면 안 됩니다. 그냥 가면 됩니다. 그래야 자녀입니다.
영화 ‘프루프’는 아버지에 대한 두 딸의 시선이 그려집니다. 동생 캐서린은 비록 정신질환인 아버지였지만, 아버지를 믿고 사랑했습니다. 5년 동안 수학에만 미쳐있는 아버지를 돌봤습니다.
반면 언니 클레어는 아버지를 잘 몰랐습니다. 어려서부터 도시에서 돈을 버는 데 바빴기 때문입니다.
캐서린은 아버지가 훌륭한 수학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수학을 배우지 않는 이상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캐서린은 아버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그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를 풀어냅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단지 미친 사람이 아닌 위대한 수학자였음을 드러냅니다.
자녀는 부모의 말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아버지 입에서 나온 말이 자신을 통해 실현하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떤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팔아 쓸모없어 보이는 땅을 유산으로 남깁니다. 그리고 그 땅에 보물이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러나 한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해석해버리고 맙니다. 아버지가 미쳐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결론 내립니다. 쓸모없는 땅을 팔아서 술을 마십니다.
반면 다른 아들은 그럴 수 없다고 믿고 끝까지 파헤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이 건강해집니다.
혹시 이것이 유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땅을 파다 보니 땅이 기름지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씨를 뿌렸더니 다른 밭들보다 훨씬 많은 수확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부자가 되어 아버지의 예언이 옳았음을 증명합니다. 이것이 유산을 받을 자격을 말씀을 성취하며 증명하는 자녀의 자세입니다.
저는 성경을 많이 읽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하나를 읽어도 순종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저는 ‘에덴동산의 선악과가 십일조가 아닐까?’라는 생각하고는 가톨릭에서는 이미 말하고 있지 않은 십일조를 혼자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신학생 때부터 돈이 부족한 적이 없습니다. 신학생 때 유학 가면 1년에 책 사라고 용돈을 3,000달러를 받는데, 저는 1,000달러가 없어져도 없어진 줄 몰랐습니다. 돈이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님을 아버지로 체험하고 또 하느님 자녀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증거가 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 ‘최고의 선물’(2006)에서는 엄청난 부자인 할아버지가 망나니 손자에게 유산을 남기기 위해 12가지 임무를 부여합니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벌어보라는 것, 진정한 친구를 사귀라는 것 등입니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벌어보니 돈의 소중함을 알겠고, 친구를 사귀어보니 돈이 친구를 위해 쓰일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자기의 모든 유산을 몸이 아픈 친구를 위해 씁니다.
할아버지의 유산은 사실 더 있었습니다. 손자가 그 유산을 사람의 유익을 위해 쓸 때 더 주도록 해 놓았던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도 우리에게 이와 같은 예언입니다.
성취하여 상속받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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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