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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다해 12월 3일 화요일 † [백]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tiragon 2024. 12. 3. 10:12

2024년 다해 123일 화요일 []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복음: 루카 10,21-24

 

<주님, 당신께서 원하시는 곳이면 어디에나 저를 보내 주십시오!>

 

성탄 전까지는 보통 저희 피정 센터가 살짝 비수기여서 조금 쉬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림 시기가 시작되다 보니, 특강 성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태안에서 남도 이쪽으로, 서울로, 서울에서 반대쪽 남도 쪽으로...

 

폐차장으로 갈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저를 아직도 불러주시니 크게 감사하며 다니고 있지만, 몸이 옛날 같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이도 다녔으니 이제 하산이나 은거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갈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방인들의 복음 선포자로 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달리고 또 달리셨던 바오로 사도, 주치의로부터 몸 상태가 더 이상 기워 입을 수 없는 낡은 코트 같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도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셨던 돈보스코를 생각하면, 가만있을 수가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도 큰 격려와 자극이 됩니다. “후손들에게 신앙을 전수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일에 은퇴는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도도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당신이 만나고 체험한 그 좋으신 하느님을 전하기 위해 교통편이라고는 목선밖에 없던 그 옛날 인도는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파푸아 뉴기니아 근처 몰루카 제도, 필리핀 근처 모로타이, 그리고 일본까지 건너오셨습니다.

 

그의 전도 여행길은 바오로 사도의 전도 여행길 못지않았습니다.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먼 거리를 여행하셨습니다. 수많은 위험과 역경을 넘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그가 개종시킨 사람들의 숫자는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동행한 페르난데스 수사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일본 선교 여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혹독한 추위, 눈보라, 예측할 수 없는 일본인들의 태도가 아무리 극심해도 하비에르 신부님의 굳은 결심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배를 타고 이동할 때면 해적들이 우글거렸습니다. 산길을 걷다가 거친 눈보라와 살을 에는 칼바람 때문에 죽을 고생을 했습니다. 발은 퉁퉁 부어올랐고, 더 이상 걷지 못해 쓰러지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모르고 만나지 못한 채 멸망의 길로 가는 것이 그리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일분일초도 아끼지 않고 복음 선포에 매진했습니다.

 

인도에서 일본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만나게 하는 은총을 선물로 주고 난 그는 그것도 모자라 또 다른 미지의 땅인 중국으로 건너가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중국 코앞 산첸섬에서 46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망의 원인은 과도한 복음 선포로 인한 열병이요 과로사였습니다.

 

만일 제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저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당신은 제가 무엇을 하기를 바라십니까? 원하시는 곳이면 어디에나 저를 보내 주십시오. 인도까지라도.”

 

여러분들의 게으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천국의 영광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만일 이 광대한 하느님의 포도밭에서 저와 함께 복음을 전할 뜻이 있는 분이 있다면, 결단코 저는 그분들의 노예가 되어 섬길 것을 약속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