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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다해 4월 14일 월요일 † [자] 성주간 월요일

tiragon 2025. 4. 14. 00:54

2025년 다해 414일 월요일 [] 성주간 월요일  복음: 요한 12,1-11

 

<존재 자체로 위로와 격려, 희망이 되어주는 사람!>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장차 도래하실 메시아가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또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오실 것인지, 어떤 역할을 하실 것인지를 명확하게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이사 42, 3)

 

마침내 이 땅에 도래하신 예수님께서도 똑같이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똑같이 반복하며 당신의 신원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마태 12, 19-20)

 

제 개인적으로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라는 대목에서 참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때로 창고 정리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서 여차하면 때려 부숴버리고, 산산조각 내버리고, 불태워 버린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간 살아오면서 기다려주고 인내하기보다, 일벌백계가 최고라고 여기면서 얼마나 많은 여리고 약한 존재들을 단죄하고 기를 꺾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께서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신다.”고 하시니,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안심이 되는지, 이토록 관대하신 주님을 아버지로 모신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제 인생 여정을 돌아보니, 솔직히 제 자신이 부러진 갈대요, 연기 나는 심지였습니다.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저를 좋으신 주님께서 일으켜주시고, 깊은 상처를 정성껏 싸매 주시고. 치유해 주셨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이토록 크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수시로 체험하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 큰 사랑과 자비에 감사하면서 꺾인 갈대 같은 이웃들, 연기를 내면서 꺼져가는 심지 같은 동료들에게 다가서는 것입니다.

 

그들 안에 굳건히 자리하고 계시는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들을 살아계신 하느님으로 여기고. 하느님 대신 큰 인내와 관대함으로 그들을 일으켜 세워주고 치유해 주는 것입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존재 자체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요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힘차게 하느님의 자비와 연민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람, 늘 기다려주고 인내해 주는 사람, 항상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힘겨운 이 세상 살아갈 강력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사람, 비록 시대가 아무리 암울하다 할지라도 아직까지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한 세상임을 알려주는 사람, 존재 자체로 선물인 사람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그들은 우리 시대 또 다른 메시아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희망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또다시 선물로 베푸시는 희망의 이 하루,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헌신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