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5주간 8

2024년 나해 9월 28일 토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8일 토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9,44-45  꽃 같은 시절은 잠시입니다. 코헬렛 저자의 삶과 신앙에 대해서 묵상해 봅니다. 그는 인생의 산전수전과 우여곡절을 다 겪고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현자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 세상에 살고 있었지만, 이 세상을 초월해서 살던 사람, 인생의 지혜와 경륜으로 충만했던 스승이었습니다. 그런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의 후배들에게 건네는 조언과 권고는 얼마나 은혜로운지 모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빛나는 보석 같습니다. 두고두고 마음에 새기고, 틈만 나면 연필로 꾹꾹 눌러 필사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코헬렛 말씀을 묵상하면서 개인적으로 크게 반성하게 됩니다. 나는 나름 인생을 좀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어려운 ..

2024년 9월 28일 토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8일 토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9,43-45 불편하지 않은 진실은 없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하시는 모든 기적과 이적에 놀라워하고 있었습니다.반전을 좋아하시는 예수님께서는 하필 이때,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기적을 행하시는 스승을 따르는 기쁨에 취해있던 제자들에게는 좀처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습니다.받아들이고 싶지 않으니 이해할 수도 없었습니다. 어쩌면 이해하기 싫었던 것입니다.그래서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라고 말합니다. 알지 못하는 것을 무지(無知)라고 합니다.진리를 모르는 것을 영적인 무지라고 합니다.어떠한 것이든 알고 싶어 하지 않..

2024년 나해 9월 26일 목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6일 목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9,7-9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대상!> 오늘 첫 번째 독서 코헬렛 말씀은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은 매일 백번 천 번 곱씹고 되뇌어야 할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으로는 더 이상 아무런 미련도 없다, 이미 다 버렸다, 다 내려놓았다고 외치지만, 끝까지 내려놓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물러서지 않는 오늘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은?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비관적이고 회의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허무한 대상이 있고, 절대 그렇지 않은 대상이 있습니다.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저녁 연기나 아침 이슬 같은 대상들, 허무한 대상들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대..

2024년 9월 26일 목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6일 목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9,7-9 내 기도가 정말 기도인지 알아보는 확실한 방법> 오늘 복음에서 헤로데는 예수님의 모든 소식을 전해 듣고는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소식을 듣는다는 게 헤로데에게는 자신이 죽인 요한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것은 모든 기도하는 이들에게 나타나는 첫 번째 현상입니다. 기도는 어둠에 있던 나를 점점 빛이신 주님께 들어 올리는 일입니다. 마치 어둡던 방 안에 햇빛이 들기 시작하면 떠다니는 먼지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처럼 주님께 다가갈수록 먼저 나의 죄들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어쩌면 진정한 기도가 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영화 ‘미..

2024년 나해 9월 25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5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9,1-6 예수님의 여장 훈시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오늘 우리 교회의 모습!> 여름 내내 신앙 학교 운영하느라 땀 흘리며 생고생한 형제들과 소풍을 왔습니다. 어떻게든 형제들 입에 뭐 하나라도 더 넣어주려고, 산 너머 갯바위 포인트를 다녀왔습니다. 요즘 물고기들도 약아빠져 사람들 발길 닿는 곳에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손맛을 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짐이 산더미입니다. 그걸 이고 지고, 깎아지르는 비탈길을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포인트에 겨우 도착했더니, 이번에는 장대비가 인정사정없이 내리쳤습니다. 마땅히 피할 곳도 없고, 이고 지고 온 것을 다시 챙겨 산길을 오르며, 마음속으로 크게 후회를 했습니다. 어디..

2024년 9월 25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5일 수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9,1-6 쉽게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들만이 아는 법칙> 언젠가 한 여자 청년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 이유를 물으니 남자친구가 너무 착해서 그랬다는 것입니다. 연락 없이 다른 사람을 만나도 다 이해해 주고 자기가 하자는 대로 다 따라주는 것이 못마땅해서 싸우다가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그렇다면 이 여자 청년은 남자가 착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일까요? “내 허락 없이 어떤 남자도 만나지 마라, 응? 오빠가 전화하면 재깍재깍 받고!”“오늘은 오빠가 먹자는 거 먹고, 오빠가 보고 싶은 영화 보자.”“내일 시간 좀 내라, 바다나 보러 가자.”이런 남자를 소위 나쁜 남자라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남자를 만나 ..

2024년 나해 9월 24일 화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4일 화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8,19-21 언제나 깊이 새기고 곱씹고 묵상해야 할 예수님 말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말씀이 때로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기가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랜 시대적 간극, 문화나 언어 습관의 차이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우리의 시선이 지극히 인간적이거나 편협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나자렛 출신으로 마리아에 의해 잉태되시고 출산되신 한 인간 존재이십니다. 그러나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인해 잉태되신 하느님의 외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지극히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

2024년 9월 24일 화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2024년 나해 9월 24일 화요일 † [녹] 연중 제25주간 복음: 루카 8,19-21 결국 가족의 결속력도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예수님께서 핏줄보다도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공동체의 결속력이 더 크다는 말씀입니다.“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우리는 자칫 핏줄이나 지연, 학연 등이 우리 공동체의 결속력을 좌우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그러나 그런 것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북한과 같은 사상과 체제 속에서 산다면 가족이 가족을 고발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행복은 관계에서 옵니다. 관계는 공동체를 만듭니다. 우리가 어떤 결속력이 있는 공동체에 머무느냐에 따라 우리 행복이 결정됩니다. 우리는 사랑..